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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아이에게 어떤 질문을 하셨나요? 질문하는 아이, 배우는 아이: 생각을 여는 부모의 말

    이 글은 <부모의 질문력>이라는 책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아이의 학습은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다. 진짜 공부란 누군가가 답을 주입해주는 과정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우리는 종종 아이가 무엇을 외웠는지를 기준으로 학습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아이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얼마나 자주 “왜?”라고 묻는지다. 학습은 결국 사고의 확장이며, 질문은 그 출발점이 된다.

    아이의 사고를 자극하는 질문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아주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다. 첫째, 모든 질문은 가치 있다. “왜 비는 떨어질까?”, “고양이는 왜 낮잠을 많이 잘까?”처럼 평범해 보이는 질문도 아이에게는 세상을 해석하는 열쇠가 된다. 우리는 흔히 중요한 질문과 그렇지 않은 질문을 나누지만, 아이에게는 세상의 모든 것이 새로운 탐색의 대상이다.

    둘째, 정답이 없는 질문은 아이의 사고 범위를 넓히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데 왜 흘러간다고 할까?” 같은 질문은 아이가 상상력과 논리력을 동시에 사용하게 만든다. 정해진 답을 기대하기보다는, 아이가 자기만의 언어로 생각을 표현하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때론 비논리적인 답일지라도, 그 과정을 존중하는 태도가 아이의 자신감을 키운다.

    셋째, 사물과 현상에 끊임없이 물음표를 붙이자. 지나가다 본 간판, 식탁 위의 수저, 동네 놀이터의 그네조차도 질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간판은 왜 파란색일까?”, “수저가 말을 한다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같은 질문은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고, 아이의 창의력을 자극한다. 이런 습관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사고의 기반을 다지는 힘이 된다.

    학습에 있어 또 하나 중요한 전환점은 ‘사랑’이다. 아이가 어떤 대상을 좋아하게 되면, 그에 대한 호기심은 자연스럽게 학습으로 연결된다. 아이와 나누는 대화도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넌 이걸 왜 좋아해?”, “어떤 점이 재미있다고 느껴졌어?” 같은 질문은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평가하지 않고, 함께 들어주며 눈높이를 맞추는 태도다.

    대화를 나눌 때는 세 가지 원칙을 기억하자. 첫째, 아이의 말에 단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기. “그건 아니야”보다는 “왜 그렇게 생각했어?”로 바꾸면 아이는 훨씬 더 많이 말하게 된다. 둘째, 질문에 상상을 더하기. “만약 너한테 투명 망토가 생긴다면 어디에 가보고 싶어?”처럼 상상력을 자극하는 질문은 아이의 두뇌를 다양하게 쓰게 만든다. 셋째,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질문. “내일 가장 기대되는 일이 뭐야?” 같은 물음은 아이의 하루를 설레게 만든다.

    또한, 질문은 아이 스스로를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최근에 네가 열심히 했던 일은 뭐야?”,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경험이 있어?” 같은 질문은 자기 인식과 성취 경험을 연결짓게 한다. 단순히 성적이나 결과가 아닌, 노력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대화는 아이가 자신의 가치를 내면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습의 깊이는 결국 아이의 태도에서 나온다. 배움이란 목표를 빠르게 도달하는 경쟁이 아니라, 하나씩 단계를 밟아가는 여정이다. “이건 왜 어려웠을까?”, “내가 이걸 다시 해본다면 어떻게 다르게 해볼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은 실패를 반성의 기회로 바꾸고, 배움을 일상의 일부로 만들게 한다.

    표현력 또한 중요한 학습 도구다. 요즘 아이들은 “킹받네”, “오졌다”, “존맛”처럼 감정을 짧은 단어로 압축해 표현하는 데 익숙하다. 하지만 그런 말들이 감정과 경험을 단순화시키고, 사고를 제한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라면을 먹고 나서 단순히 “맛있다”고만 말하기보다는, “국물이 진하고 면발이 쫄깃해서 기분이 좋아졌어”처럼 자신만의 언어로 감정을 표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은 언어 능력은 물론이고, 감정 표현의 정교함도 함께 키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아이가 배우는 주제 자체가 아니다. 음악이든 수학이든, 그 지식을 받아들이는 아이의 마음 자세가 핵심이다. 질문은 그 자세를 다듬는 도구다. 질문을 많이 하는 부모는 아이의 가치를 드러내고, 아이 스스로를 탐색하게 만든다. 그 질문이 많아질수록, 아이는 더 넓게, 더 깊게 성장하게 될 것이다.

    오늘 아이에게 어떤 질문을 던졌나요?

    자신에게는 어떤 질문을 해보셨나요?

    댓글로 당신의 질문을 남겨주세요. 한 줄의 질문이 누군가의 생각을 바꾸는 시작이 될지도 모릅니다.